자격증이 없다고요? 자격요건에 자격증이 있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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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셀학요정
댓글 0건 조회 1,242회 작성일 21-08-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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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한국어 과외하려면 자격증이 꼭 필요하나요?"


여기서 말하는 자격증은 '한국어 교원 자격증'으로 1급, 2급, 3급으로 나뉘며,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의 대표적인 자격증이다. 나는 우연한 계기로 공부를 시작하여 2급을 취득하였다.


어릴 적, 꾸준히 영어 회화 수업을 들었던 내게 영어와 외국인은 꽤 친숙한 존재였다. 그래서 항상 영어와 관련된 일을 꿈꾸다가 첫 직장으로 영어 도서관에 취직했다. 그곳에는 내가 좋아하는 '영어'와 '책'이 모두 있었고 외국인 선생님들과도 함께 일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 게다가 유치원 안에 있는 곳이라 정시 퇴근이 가능해 퇴근 후 자기 계발을 하며 즐겁게 지냈다.


일상에 만족하며 별일 없이 지내던 어느 날, 동갑내기 선생님의 이직 소식이 들렸다. 도서관에 찾아온 선생님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곧 서른이니까 월급도 더 많고 안정적인 곳에서 일해야겠더라고요. 선생님은 불안하지 않으세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다른 곳에 한번 도전해봐요."


그동안 퇴근 후, 해금이나 요가 등 취미생활에만 몰입한 나머지 곧 30 대란 걸 미처 깨닫지 못했다. 

동료 선생님의 말이 돌멩이가 되어 잔잔한 내 마음에 파장을 일으켰다. 덕분에 갑자기 조급해지고 두려워져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퇴사하면 언떤 일을 찾아야 할까?

구직 기간 동안 무슨 돈으로 살아야 할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과 함께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도 생겼다. 꽤 오랜 고민 끝에 여러모로 활용 가능한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결심했고 정보 수집에 나섰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당시 유망한 분야인 '평생교육사', '유통관리사', '사회복지사'를 접했다. 그리고 거기서 한국어 교원자격증을 처음 보게 되었다.


'바로 이거다!'


이 과정을 보자마자 나의 미래가 머릿속에 영화처럼 그려졌다. 대학교 어학당에서 강의하는 모습과 해외에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모습, 그리고 큰 회사로 출강을 가서 외국인 직원들을 교육하는 모습 등이 떠올랐다.


무엇보다 나는 외국인 친구들은 물론, 외국인들과 일할 기회도 많았기에 한국어 교원으로 일할 자신이 있었다. 교육 방법은 전혀 몰랐지만 자격증 과정을 통해 배우면 된다고 생각해서 취득할 급수와 방법, 교육기관에 대해 알아보았다.


한국어 교원 자격증은 높은 순으로 1급, 2급, 3급으로 되어 있다. 취득하는 방법은 급수에 따라 다르며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안내되어있다.


3급 : 부전공으로 학위를 취득하거나 양성과정 이수 후 한국어 교육능력 검정시험 합격

2급 : 3급 자격 취득 후 승급 신청하거나 주전공 혹은 복수전공으로 학위를 취득

1급 : 2급 자격 취득 후 승급


승급은 법정 기관에서 일정기간 및 시간 이상 강의를 해야 하기에 1급을 바로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나는 처음에 어떤 급수로 따야 할지 몰라서 한국어 교원 채용공고를 살펴보았다. 교육기관에 따라 자격요건이 다르긴 했지만 대부분의 기관은 관련 학위나 자격증이 필수요건이었다. 학원의 경우도 학위나 자격증 혹은 경력을 요구하는 곳이 많았지만 세 가지 모두 없어도 지원 가능한 곳이 있긴 있었다.


그렇다면 과외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외에서 자격증은 선택사항이었다. 그럼 나는 왜 취득했냐고 묻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자격증 과정을 시작하려던 당시, 나는 교육기관에서 일하는 한국어 강사를 꿈꿨다. 특히 어학당 강사가 되고 싶어서 3급이 아닌 2급으로 준비했고 대학원도 입학했다. 그러다 과외 수업으로 마음을 굳히면서 석사 과정을 끝내진 못했다.


자격증이 선택이라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나도 처음 자격증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격증 과정을 시작하기 전, 스스로를 시험해보려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봤고 다행히 내 적성에 잘 맞았다.


자격증 취득 전과 후 모두 수업을 해 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자격증 유무는 학생 모집에는 영향을 주지만 수업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을 모집할 땐 자격증이 나의 강점이 될 수 있기에 학생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만 수업이 시작되면 자격증 취득 여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수업 방법과 내용은 직접 경험하고 배우고 터득하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기관에서는 자격증이 필수이지만 과외에서는 선택이라 생각한다.


사실 내가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취득한 또 다른 이유는 지독한 '자격증 수집가'이기 때문이다. 경제학도였던 대학생 땐 투자상담사를 취득하고 영어 도서관에서 일하며 영어 독서 지도사, 시간이 날 때마다 아로마 캔들 지도사, 플로리스트, 아로마테라피 강사, 조향 지도사 등 매우 다양한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러한 자격증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인증을 해 줄 수 있지만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 그렇기에 먼저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보라. 그리고 추후 나의 한국어 교육에 자격증이 어떻게 활용될지 생각해 보라. 그다음, 취득할지 안 할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렸다.






written by 아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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